좋은 관리자의 가치

Kinsler3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 할만큼 다양한 기록을 통해서 선수의 능력을 측정한다. 타율, 장타율, 출루율, 타점, 안타, 홈런, 사구, 볼넷, 삼진, OPS… 그렇다면 그 중에서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은 무엇일까?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내 생각에는 단연 “타율”이 아닐까. 타자는 타율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꾸준히 능력있는 선수인지 얼마나 가치 있는 선수인지 증명할 수 있다.

그러면 야구 감독의 입장에서, 타자의 타율을 끌어 올리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강도 높은 훈련, 정신력 강화, 선수 특성에 맞는 수련 방법 적용 등등… 선수의 상태에 따라, 감독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상식을 깨고 이렇게 상상해보자.

“스트라이크 3개면 아웃이라는 규칙을, 스트라이크 4개에 아웃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야구 규칙이 이렇게 바뀌면, 아마도 4할 타율이 넘는 타자가 수두룩하게 탄생할 것이다. 감독이 규칙을 이렇게 바꾸는 일이 현실에서는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관리자에게는 그렇지만도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는 개발자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각종 정책이나 규칙도 개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이며, 그런 것들은 관리자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정책이나 규칙 변경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거기에 자신이 충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으며, 긍정적 변화를 통해서 더 좋은 개발자나 개발팀이 탄생하도록 도울 수 있어야 좋은 관리자가 아닐까.

규칙을 지침으로 바꾸기

블로그나 일기를 제대로 써야겠다고 생각한지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나는 뭐가 어려워서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을까? 그동안 시도했던 블로그만 해도 한두개가 아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의 내면에는 “완벽함(Perfection)”에 대한 규칙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왕 쓰는 글이라면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 해야 하고, 내용이나 스타일도 좋은 글이어야 하고, 머릿 속 생각이 전부 정리된 후에 글을 쓰려고 하니 글을 쓰는 일이 편할 수가 없고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버니지아 사티어제럴드 와인버그의 충고대로 내면에 존재하는 나의 규칙(Rule)지침(Guide)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1단계: 규칙을 명확하고 구체적인 문장으로 만든다.

나는 내 규칙을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만들었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은 항상 좋은 글이어야만 한다.

짧은 하나의 문장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실제로 써놓으니 그 무게가 너무나 무겁다.

 

2단계: 그 규칙의 생존 가치를 인정하고, 나의 잠재의식과 합의를 이룬다.

좋은 글을 쓰는 일은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다. 내가 좋은 글을 써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규칙을 바꿔보기로 결심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쓰는 일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3단계: 나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은 항상 좋은 글이어야만 한다.”라는 문장은 나 스스로를 압박하는 일종의 강요였다. 항상 그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절대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항상 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위 규칙을 일단 이렇게 바꿔보려고 한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좋은 글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4단계: 확실함을 가능성으로 바꾼다.

아직도 완벽한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좋은 글을 쓰려고 “항상 노력”한다는 말이 왠지 무겁게 다가왔다. “항상 좋은 글이어야만 한다”라는 말이 주는 부담의 무게와 별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노력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정말 가능한 일일까? 글을 쓰는 일이 부담으로 느껴진다면, 규칙을 지침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융통성 없는 현재 규칙을 또다른 규칙으로 바꾸고 싶진 않다.

글을 쓰기 위한 노력 역시 강요가 아닌 선택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이 좋은 글이 되도록 가능하면 노력하겠다.

 

5단계: 규칙을 전체적인 것에서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바꾼다.

항상 모든 글이 좋을 수는 없다. 아무리 널리 알려진 대문장가라고 할지라도 매번 좋은 글만 쓸 수는 없지 않겠는가? “완벽함”에 대한 고집을 버리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문장에 아직 남아 있는 보편성을 제거해서 다음과 같이 바꾸려고 한다.

내가 쓰는 글이 좋은 글이 되도록 가능하면 노력하겠다.

 

원래 갖고 있던 규칙인 “내가 쓰는 모든 글을 항상 좋은 글이어야만 한다”와 새로 바꿔본 지침인 “내가 쓰는 글이 좋은 글이 되도록 가능하면 노력하겠다.”라는 두 개의 문장을 번갈아 읽어보았다. 규칙을 읽을 때는 왠지 마음이 무거운 느낌인데, 지침을 읽을 때에는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이제부터는 글을 쓸 때 느꼈던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일기나 블로그를 가벼운 마음으로 써보려고 한다. 자주 쓰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글을 쓰는 실력도 늘어나리라 믿는다.

이번 블로그는 솔직한 나의 생각과 삶을 기록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