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실행할 수 있는 애자일 실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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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마인드셋”이 먼저일까, 아니면 “애자일 프랙티스”가 먼저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애자일 마인드셋이 먼저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 생각이 바뀌었다. 조직이 Top-down이나 Bottom-up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변화할 수 없듯이, 애자일도 마인드셋만 바뀐다고 또는 실천법만 실행한다고 이루어질 수는 없다.
지난 5월에 기고해서 동아 비즈니스 리뷰 273호에 실렸던 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애자일 실천법: 공동의 목표 설정하고, 일 쪼개서 함께“을 뒤늦게 여기에 옮긴다. 

공동 목표 설정하고 일 쪼개서 함께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영 전략은 애자일(Agile)이다. 많은 기업이 애자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조직에 심을지 고심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애자일을 도입하고 싶다면 좋은 성공 사례들을 최대한 많이 모으는 데 크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바꿔 적용해야 자신의 맥락에 적합할지를 지속적으로 실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그러한 과정 자체가 이미 애자일이라고 설명한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널리 알려진 애자일 실천법들을 소개한다.

지난해 말 애자일 도입이 한창이라고 알려진 한 금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학 동기를 만났다. 그런데 그 친구는 현재 상황을 무척 혼란스러워 했다.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사내 애자일 교육과 전파가 있긴 한데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전혀 모르겠고,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네덜란드 ING 은행은 스웨덴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조직 모델을 도입해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금융계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업계에서 애자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애자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하고 조직에서 애자일을 도입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한다는 것인지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기존 경영/조직 컨설턴트들은 애자일하게 일한다는 개념은 이해하고 있을지 몰라도 실전 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오랫동안 애자일을 깊이 파온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바깥 세상에 너무나 생소하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회사가 유일한 성공 사례라고 알려져 있는 스포티파이의 모델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보통 기업들은 잘 나가는 회사의 성공 사례나 ‘베스트 프랙티스’를 적용해 자신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식스시그마(Six-Sigma)의 대유행이 그랬다. 모토로라에서 시작된 이 품질경영 기법은 잭 웰치가 제너럴일렉트릭(GE)에 도입하면서 전세계젹으로 널리 퍼졌다. 교육 과정 이수 후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람에게는 ‘그린 벨트’,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는 ‘블랙 벨트’가 주어졌다.

하지만 식스 시그마에서 이야기하는 품질 문화를 달성한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외에도 GWP, TQM, TPS, Workout, ToC, TRIZ, Design Thinking 등 유행처럼 뜨거웠다가 확 식어버린 경영 전략들이 한 둘이 아니다. 실적을 위해 일회성으로 도입했다가 금새 없애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혁신은 이뤄질 수 없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략이 있다. 바로 애자일(Agile)이다. 사실 우수한 성공 사례를 모방해 복제하려는 시도 자체는 훌륭한 것이다.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거의 모든 혁신은 누군가가 맨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경우보다는 다른 이의 것을 가져와 또 다른 아이디어와 섞고 그것을 이리저리 비틀어서 이뤄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방할 때 사람들의 태도다. ‘다른 곳에서 성공했으니 우리에게도 효과가 있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은 거의 필연적인 실패로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성공이 아니라 실패를 가정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우리와는 맥락이 다른 부분이 있으니 무엇을 바꿔서 실험해야 할까’라는 태도가 성공 확률을 높여준다.

창조적인 모방의 기본 원칙은 ‘Steal and Tweak(가져와 수정하기)’다. 좋은 실천법들은 애초에 이러한 방식으로 탄생했다. 스포티파이도 그랬고 ING은행도 마찬가지지만 훌륭하게 혁신을 이루어낸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 없이 다른 곳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그대로 적용해보고 안되면 폐기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꾸어 적용해야 자신의 맥락에 적합할 지를 지속적으로 실험하는 중이다.

따라서 조직에 성공적으로 애자일을 도입하고 싶다면, 일단 좋은 성공 사례들을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최대한 빠르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장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새로운 많은 것들을 학습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 자체가 이미 애자일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애자일에서는 특정한 실천법을 실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XXX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애자일이 아닙니다.’ 라든지, ‘조직을 OOO하게 구성해야 진정한 애자일이죠.’ 같은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애자일은 특정한 실천법이나 방법론을 실행하는지 여부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ING은행이 스포티파이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져왔듯(두 회사의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교류하면서 현재는 스포티파이도 ING은행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가져가고 있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애자일을 받아들이고 실행해 온 수많은 좋은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애자일을 실천하는 많은 팀에서 실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실천법 다섯 가지를 간단히 소개한다.

아래에서 소개하고 있는 각 실천법들은 전부 그 실현 방법이 조직마다 천차만별이다. 심지어는 이런 실천법 없이도 훌륭히 애자일을 적용하고 있는 팀도 많다. 다만 애자일을 처음 도입하는 팀이라면 한 번 시도해볼만한 좋은 실천법들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모든 실천법들을 자신의 맥락에 맞게 바꾸고 조정하는 실험을 반드시 거쳐야한다.

이터레이션/스프린트(Iteration/Sprint)

기간이 1년인 프로젝트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라면 초반 몇 개월 동안 최대한 상세하게 계획을 수립한 다음, 남은 기간 동안 그 계획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고객이나 이해관계자에게 프로젝트 결과물을 전달한다. 서프라이즈! 이러한 프로젝트 진행 방식을 ‘워터폴(waterfall)’ 방식이라고 부른다. 한 번 떨어진 폭포수가 다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없듯, 이미 확정 지은 프로젝트 계획을 도중에 바뀌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애자일에서는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일련의 작은 프로젝트로 잘게 나누고, 그 각각의 작은 프로젝트를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결과물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 기간이 1년이고, 팀에서 이터레이션(Iteration, 반복 주기)을 2주로 정의했다면 (매우 짧은 초반의 ‘비전 및 계획’ 단계와 후반의 ‘마무리’ 단계를 제외하고) 1년 동안 2주 기간의 짧은 프로젝트를 계속 반복하게 된다. 2주라는 기간 동안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계획을 다시 조정하는 일을 반복한다.

이러한 이터레이션을 통해 팀은 바람직한 결과가 무엇인지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고객과 소통하면서 개선의 기회를 얻는다. 가장 널리 알려진 애자일 방법론인 스크럼(Scrum)에서는 이러한 이터레이션을 스프린트(Sprint)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이터레이션은 스프린트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터레이션의 길이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고, 1주에서 4주 사이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직이나 프로젝트마다 짧은 피드백 루프에서 얻는 장점보다 거기에 드는 비용이 더 커지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이가 최적인지는 직접 시도해보면서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백로그(Backlog)

이터레이션 방식을 적용한다는 것은 초기에 수립한 계획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며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이 바람직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업무를 해야하는지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이것을 백로그(backlog)라고 부른다.

백로그는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해야 할 필요가 있는 활동들을 목록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백로그가 단순한 ‘할 일 목록’은 아니다. 백로그에는 몇 가지 고유한 특징이 있다.

  •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백로그에 새로운 항목을 추가할 수 있다.
  • 모든 백로그 항목에는 실행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우선순위는 항목마다 전부 다르다. 즉, 백로그 상에는 우선순위가 같은 항목이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 백로그에 항목이 추가됐다고 해서 그 항목이 꼭 진행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모든 백로그 항목은 일종의 옵션이다. 어떤 옵션을 선택할지 말지는 팀이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 백로그 관리를 책임지는 담당자를 별도로 둘 수도 있다. 스크럼에서는 이 역할을 제품 책임자(PO, Product Owner)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이 백로그에 새로운 항목을 추가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PO뿐이다. PO는 정기적으로 백로그 항목에 부여돼 있는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목적 달성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하는 항목은 과감히 제거한다.
  • 백로그 항목의 크기와 상세함의 정도는 그 우선순위에 따라 다르다. 작업이 임박한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은 대개 그 크기도 작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우선순위가 낮아 언제 실행할지 불투명한 항목들은 크기도 크고 상세한 정보도 거의 없다. 이런 방식을 롤링웨이브 플래닝(rolling-wave planning)이라고 부른다.

백로그는 한 번 만들고 끝이 아니라, 프로젝트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고, 기존 항목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가치가 낮은 항목은 제거할 수 있다. 크기가 크고 대략적인 항목들은 보다 작고 상세한 항목으로 분할해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까지 점진적으로 진화하면서 현재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회고(Retrospective)

회고는 팀이 정기적으로 만나 이터레이션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자신들이 일하는 방식은 어떠한지 돌아보고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지 논의하는 자리다.

애자일을 애자일 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인 ‘피드백’이 작동하도록 해주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실천법이 없더라도 회고는 꼭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애자일 전문가들도 많다. 애자일 팀에서 진행하는 모든 회의 중에서 가장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회의 자체를 설계하고 진행하는데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스킬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이유는 모든 팀원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전한 상태에서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회고는 논쟁을 하거나 불평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실과 감정에 대한 솔직한 대화와 건설적인 액션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자리가 돼야한다. 서로의 신뢰가 부족하고 심리적 안정이 낮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회고가 형식적인 자리라고 불평하기 쉽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액션 아이템이 꾸준히 도출되는 회고가 효과적인 회고다. 또한 이전 회고에서 결정했던 액션 아이템의 진행 상황이 어떤지도 항상 투명하게 공유돼야 한다. 이슈 제기가 계속 반복되지만 전혀 변화가 없다면 회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자리가 돼 버린다.

일일 회의(Daily Meeting)

모든 팀원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협업에 필요한 최신 정보들을 공유하기 위해 모인다. 각 팀원은 자신이 어떤 일을 끝마쳤는지, 어떤 일을 진행할 예정인지, 그리고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 세 가지를 간략하게 이야기하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 회의는 흔히 다음에 논의할 작업현황판 앞에서 이뤄진다.

일일 회의는 대개 15분이라는 제한 시간을 정해놓고 진행한다. 15분 안에 회의를 마치려면, 토론이 길어지는 경우 일단 그 이슈에 대한 논의를 중단한 다음, 거기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일일 회의 직후에 따로 모여 더 깊은 논의를 한다. 대부분의 일일 회의는 서서 진행한다. 회의를 짧고 집중적인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다.

최신 정보 또는 중요한 사실을 명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팀은 무언가를 빠뜨릴 실수를 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또한 짧고 집중적이며 활기찬 회의는 팀의 단합에 기여한다. 일일 스탠드업 회의는 애자일을 처음으로 도입하는 대부분의 팀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는 실천법 중 한 가지다.

다음은 초보 애자일 팀에서 일일 회의를 할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 가장 흔히 나타나는 실수는 팀원들이 진행 상황을 관리자에게 보고하는 형태로 회의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다. 일일 회의는 1대다의 형태로 보고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수 대다수의 형태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 두 번째 실수는 정해놓은 회의 시간을 반복적으로 초과하는 경우다.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이슈는 잠시 멈추고 일일 회의 뒤로 미뤄두는 것이 좋다.
  • 세 번째는 팀이 일일 회의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주도하지 않으면 회의를 생략해버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것은 회의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팀 구성 자체가 협업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 마지막으로는 회의가 항상 ‘문제 없어요’로 흘러가는 상황이다. 어떤 팀이라도 항상 개선의 여지는 존재한다. 이슈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팀에 함께 어려움을 논의하는 협업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리더가 먼저 어려움을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매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 다양한 직군이 함께 모여 15분 동안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 회의를 라인업(Line-up)이라고 부른다. 특히 매주 금요일에는 최상의 서비스 실천 경험인 ‘베스트 와우 스토리’를 공유하고 시상한다. 리츠칼튼 호텔은 라인업 회의를 통해 육체적인 노동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소위 ‘블루컬러’ 직원들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화이트컬러’ 직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작업 현황판(Task Board)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작업현황판은 화이트보드나 벽에 선을 그러 세 칸으로 나눈 다음, 각각의 열에 ‘할 일(To-Do)’, ‘진행중(Doing)’, ‘완료(Done)’라는 이름을 붙이고, 백로그의 각 항목들을 포스트잇이나 인덱스 카드로 작성해 현재 상태에 맞게 배치하는 것이다. 물론 프로세스에 따라 새로운 열을 추가하거나, 포스트잇 색상에 업무 카테고리를 부여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대개는 일일 회의를 이 작업현황판 앞에서 진행하며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하는 경우가 많다. 작업현황판은 각 이터레이션을 시작할 때마다 리셋하는 경우가 많다.

작업현황판은 팀 전체에 효율적으로 정보를 확산시키는 ‘정보방열기(information radiator)’ 역할을 한다. 시각적인 정보 전달을 통해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고 개선 활동을 훨씬 쉽게 만들어줄 수 있다. 또한 각 열에 들어갈 수 있는 WIP(work-in-progress, 진행 중 업무의 개수)를 제한하면 업무 프로세스 전반이 당김 방식(pulling systems)을 사용하는 칸반(Kanban)으로 변신한다.

화이트보드와 포스트잇을 활용한 오프라인 작업현황판을 활용할 수도 있고, 온라인 솔루션을 도입해서 활용할 수도 있다. 많은 애자일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작업현황판의 장점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팀이 서로 협업을 해야 하는 경우라도 우선 오프라인을 기본으로 삼고 그것을 온라인 도구에 다시 반영하는 형태로 작업현황판을 활용하는 팀이 많다. 가장 많은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작업현황판이 JIRA인데, 이를 개발한 아틀라시안(Atlassian)도 오프라인 작업현황판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애자일을 새롭게 도입하려는 팀은 오프라인 현황판으로 충분한 경험을 쌓고 그 다음에 온라인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 다섯 가지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애자일 실천법이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실천법들을 적용하지 않는 조직이라고 해서 애자일을 하지 않는 팀이라고 말할 수 없고, 다섯 가지 모두 도입했다고 해도 애자일하고 거리가 먼 조직일 수도 있다.

이 모든 실천법들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요소가 있다. 바로 ‘팀’이다.

팀(Team)

애자일 관점에서 팀이란 공동의 목표 달성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10명 미만의) 소규모 인원이 함께 모여 협력하는 집단을 말한다. 자신이 현재 속해있는 팀이 이러한 관점에 부합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애자일 팀에서는 책임을 공유하기 때문에 좋든 나쁘든 그 성과는 어떤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의 것이다. 또한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외부 의존성이 없는 상태를 가장 이상적이라고 간주한다. 역할과 책임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각자의 전문 영역이 있지만 그 영역을 넘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을 공동으로 창업한 팀을 상상하면 된다.

필자의 경험을 볼 때, 이터레이션/스프린트, 백로그, 회고, 일일 회의, 작업 현황판 등의 애자일 실천법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그 팀이 사실은 팀이 아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그냥 관리자만 같은 사람일 뿐이고, 각 팀원은 관리자가 할당해 준 작업을 개별적으로 진행할 뿐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있더라도 도움을 주고 받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인 것이다. 구성원들에게 함께 달성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가 없다면, 다른 모든 실천법들이 무용지물이다. 이 상황을 우선 해소해야 한다. 가장 손 쉬운 방법은, 한 가지 업무를 한 사람이 아니라 둘이 짝을 이루어 진행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때 애자일 실천법들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애자일 코리아 콘퍼런스 2018의 키노트에 등장한 라이엇게임즈의 부사장 아메드 시드키(Ahmed Sidky)는 애자일 마인드셋의 중요성을 말하며 수많은 애자일 실천법들을 따라하는 것은 단지 ‘Doing Agile’하는 것이고,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마인드셋부터 바꾸는 ‘Being Agile’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슨 말인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도 가지만,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실천법을 직접 실행해보지 않고 개인과 상호작용, 변화에 대응하기와 같은 애자일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원래부터 애자일의 가치가 개인이 따르는 가치와 일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가치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직접 실천법들을 적용하고 조금씩 체득해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애자일 실천법을 직접 실행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열심히 베끼고 따라해보자. 단, ‘Steal and Tweak’은 절대 잊지 말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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