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 애자일 코치의 역할

평소 고민해오던 “애자일 코치”의 방향성에 대해, 동아 비즈니스 리뷰 259호에 기고한 글 “애자일 코치의 역할: 비즈니스 전문성 + 변화 역량 갖춘 애자일 코치가 전환의 핵심“을 여기에 옮긴다.


agile

비즈니스 전문성 + 변화 역량 갖춘 애자일 코치가 전환의 핵심

애자일의 탄생과 확산

‘애자일(Agile)’이라는 용어는 2001년 탄생했다. 그해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구루 17명은 미국 유타주의 한 스키 리조트에 모여 더 나은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에 대해 논의했고 그 결과를 선언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선언문에 애자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애자일은 빠르게 확산되며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고 개발자들이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더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 됐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애자일의 가치와 다양한 실천 방법은 이미 대중화됐다고 할 수 있다.
애자일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혁신에 기여하면서 애자일 철학이 꼭 소프트웨어 분야에만 적용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애자일 철학이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고 머물러서도 안 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초기 애자일은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더 좋은 방법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일종의 풀뿌리 운동이었다. 하지만 팀이라는 경계를 벗어나면 금세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제품 또는 서비스 개발은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다. 제아무리 애자일을 훌륭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팀이라 할지라도 외부와의 협력 없이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이뤄낼 수는 없다.
애자일 관리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인 버전원(VersionOne)이 발표한 ‘State of Agile 2018’ 보고서를 보면 애자일 적용과 확대가 어려운 주요 원인으로 ‘조직 문화와 애자일 가치와의 불일치’(53%), ‘변화에 따르는 조직 내 저항’(46%), ‘경영진의 지원 부족’(42%) 등이 꼽혔다. 전부 팀 차원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조직 전반의 문제다. 그래서 애자일 실천가들은 팀에 개발 방법론이나 실천 방법을 적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애자일에 적합한 리더십, 조직 구조, 인사관리(HR), 물리적 업무 환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큰 획을 그은 것이 ‘스포티파이(Spotify)’라는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다. 스포티파이는 2012년 미국에서 열린 애자일 콘퍼런스에서 ‘Scaling Agile @ Spotify’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그동안 자신들이 실험해왔던 것들을 외부에 공개했고 많은 이가 스포티파이의 일하는 방식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 진정한 애자일을 실현하려면 개발 방법의 변화 이외에도 조직 차원의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둘째, 오늘날 우리는 VUCA라는 단어로 규정되는 변덕스럽고(volatility), 불확실하고(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 (ambiguity) 경영 환경에 놓여 있다. 글로벌 전략혁신 컨설팅 그룹 이노사이트(Innosight)가 발간한 『Corporate Longevity: Turbulence Ahead for Large Organizations』를 보면 1965년 S&P 500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33년이었으나 1990년에는 20년으로 줄어들었고, 2026년에는 14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향후 10년 동안 현재 S&P 500 기업의 약 절반가량이 다른 기업으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서 핵심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6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애자일 선언을 읽어본 적이 있든 없든, 애자일의 가치와 원칙에 동의를 하든 안 하든, 시장은 앞으로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지금까지의 경영 방식으로는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경영자가 인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애자일’이라는 단어는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도 얼마 전부터 개발 방법론으로서의 애자일에서 벗어나 소위 ‘애자일 경영(Agile Management)’ 또는 ‘엔터프라이즈 애자일(Enterprise Agile)’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려는 기업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모델을 배워라?

하지만 애자일의 가치와 원칙을 기업에 성공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Scaling Agile @ Spotify’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다른 훌륭한 애자일 회사들처럼) 스포티파이는 빠르게 진화하는 중입니다. 이 글은 우리가 현재 일하는 방식을 찍은 스냅숏일 뿐입니다. 우리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며 결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무렵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겠죠.”

지금도 전 세계 많은 기업이 스포티파이 모델을 그대로 따라 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조직 구조만 바꿔서 거기에 스쿼드(Squad), 챕터(Chapter), 트라이브(Tribe) 따위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대유행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방식은 전혀 애자일하지 못하며 성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애자일하게 변화시키고 싶다면 스포티파이의 모델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티파이의 태도(attitude)를 따라야 한다. 스포티파이 모델은 스포티파이가 자신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 자신들이 처해 있는 환경,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경험과 역량에 맞게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발전시켜 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모든 문제에 적합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스포티파이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그들의 모델이 아니라 끊임없이 실험하고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학습하려는 태도다.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에 실패하는 이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의 애자일 변화 계획과 실행이 애자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자일이란 ‘예측-탐색-적응’의 끝없는 반복이다. 그러나 우리는 탐색과 적응보다 예측에만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애자일한 조직 문화란 예측(계획)만큼이나 탐색(실패를 통한 학습)과 적응(계획의 조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애자일 변화 계획에 이러한 요소가 없다면 이미 실패한 거나 마찬가지다.바람직한 변화라 할지라도 모든 변화 앞에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나의 의지가 아닌 변화, 그리고 변화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변화에서는 특히 그렇다. 변화를 추진하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목적과 방향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구성원들을 변화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체로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애자일 변화는 계획보다 실행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실패를 통한 학습과 조정을 미리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경영진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역량이 축적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자일 변화는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 과정에서 조직은 필연적으로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저항에 직면한다. 모든 구성원이 이러한 과정을 보다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 조직 내에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애자일 변화는 경영진에게 미션을 받은 태스크포스(TF)가 비밀스럽게 계획을 수립해서 하향식으로 단기간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포티파이처럼 기업이 소멸하는 그 순간까지 구성원 모두가 지금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 떠나는 끝없는 여정이 돼야 한다. 애자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이러한 여정에서 필요한 모든 활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애자일 코치’라고 부른다.

애자일 코치의 역할과 필요한 이유

‘State of Agile 2018’ 리포트를 보면 애자일을 조직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조직 내부의 애자일 코치(Internal Agile Coaches)’다. 아직 국내에는 애자일 코치라는 타이틀을 갖고 풀타임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는 북미나 유럽에는 이미 많은 애자일 코치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LinkedIn이나 GlassDoor에서 Agile Coach를 검색해보면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는데, Spotify, Amazon, Twitter, Uber, eBay, Salesforce 등 소프트웨어 기업은 물론이고, IBM, Intel, Siemens, Cisco, GE, Philips 같은 공룡 기업들, 심지어 Vodafone, Citi, Bloomberg, 3M, Coca-Cola, Monsanto, Boeing, Walt Disney, Toyota, Intercontinental Hotel 등 다양한 업종에서 애자일 코치를 활용 중이거나 채용하고 있다. 그 중 네덜란드 ING은행의 사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애자일 코치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생각하는 애자일 코치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애자일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기업에서 생각하는 애자일 코치의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주로 후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애자일 코치는 내부 컨설턴트(in-house consultant)다. 애자일 코치는 조직을 진단하고, 이슈를 찾아내고, 변화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을 실행한다. 외부 컨설턴트와 다른 점은 내부 조직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고 단기가 아닌 장기적 안목을 갖고 활동한다는 점이다.
애자일 코치는 변화 에이전트(change agent)다. 애자일 코치는 조직의 변화를 실행하고 관리한다. 대부분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기존 변화 에이전트와 다른 점은 일회성 이벤트나 캠페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사고와 행동 과학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의 개선에 적극 개입한다는 점이다.
애자일 코치는 문제 해결사(trouble-shooter)다. 애자일 코치는 조직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정보의 흐름을 투명하고 원활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구성원과의 1대1 면담 등을 통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증상이 아닌 원인을 해결한다.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일은 그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계층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린다.
애자일 코치는 교사(teacher)다. 애자일 코치는 다양한 애자일 실천법뿐만 아니라 애자일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사람들이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애자일 코치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애자일 코치는 리더(leader)다. 애자일 코치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 직접 실행해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관리해 구성원들이 그 시스템 안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애자일 코치가 갖춰야 할 역량

그렇다면 애자일 코치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할까. 애자일 코치는 개인, 팀, 조직 전체에 이르기까지 애자일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애자일 코치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스킬이 필요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는 해당 조직에 무엇이 필요하고 그 조직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 애자일코칭연구소(Agile Coaching Institute)가 만든 Agile Coaching Competency Framework를 살펴보면 대략적인 사항들을 파악해볼 수 있다.

  1. 애자일 실천
    애자일 코치에게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다. 애자일 코치는 애자일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책에서 얻은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애자일을 실천해보면서 애자일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이 구성원에게 어떤 의미로 와닿는지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 실천 경험이 있는 애자일 코치만이 팀 또는 조직과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2. 교육/멘토링
    이 두 가지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역량이다. 애자일 코치는 다른 이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적시에 자신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올바른 방식을 훌륭하게 가르쳐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3. 코칭/퍼실리테이션
    이 두 가지는 프로세스를 다루는 역량이다. 코치 또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전문성이나 의견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직접 방향을 결정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애자일 코치는 직접 답을 제시하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사람들이 스스로 올바른 해답을 깨달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4. 기술/비즈니스/변화 전문성
    이 세 가지는 일종의 선택 과목이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애자일 코치라면 기술 전문성이 좀 더 중요할 수 있다. 개발에 대한 전문 지식, 비즈니스 가치에 대한 이해,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는 방법 등은 훌륭한 애자일 코치에게 중요한 역량이다.

애자일 코치, 육성 vs. 영입

북미나 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애자일 환경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활동 중인 애자일 코치의 숫자도 극소수다. 그래서 시장에서 손쉽게 애자일 코치를 채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 때문에 내부 애자일 코치 육성이 당분간은 거의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영입할 만한 애자일 코치가 있다고 해도 영입이 꼭 능사는 아니다. 애자일은 문화에 가깝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외부에서 성공적으로 애자일 전환을 완수한 애자일 코치라고 해도 우리 회사에는 안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애자일 코치 육성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조직 변화를 직접 드라이브하는 경영진, 또는 그 경영진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시드 역할을 해 줄 내외부의 애자일 코치가 이 일을 진행해야 한다.
육성을 하기로 했다면 첫 단계는 일단 직원들에게 애자일의 원칙과 실천법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스크럼, 칸반 워크숍이든, 조직 문화에 대한 강연이든 최대한 많은 자리를 마련해 외부 교육 및 커뮤니티 참여를 적극 권장한다. 이 부분은 애자일 코치의 육성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 변화와 혁신의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면서 애자일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들이 누구인지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교육 중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교육 이후에도 계속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사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로는 애자일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계속 주시하면서 1대1로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든다. 대화를 하면서 이들에게 조직에 대한 비전과 고민을 묻고 경청하면서 적절한 애자일 코치 후보자들을 찾아내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적절한 인원을 선별한 다음 꾸준한 지원과 관심을 보여준다면 이 들은 애자일 코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해낼 것이다.

애자일 코치,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세계적인 경영 석학 게리 하멜(Gary Hamel)의 『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수십 년은 사회, 조직, 개인 모두가 전에 없던 새로운 방법으로 적응력을 시험받게 될 것이다. … 그러므로 21세기의 모든기업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은 세상이 변하는 만큼 빨리 바뀔 수 있는가? 이미 살펴봤듯이 대부분의 기업은 그럴 수 없다.”

기업이 기민한 적응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는 아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방법 중 하나는 역량 있는 애자일 코치들을 채용하고,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올해 5월에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 기업 문화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제언’을 보면 애자일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한 4가지 필러(Pillar) 중 하나가 ‘직접 뛰며 구성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플레잉 코치형 리더’라고 말한다. 애자일 변화의 핵심으로 애자일 코치를 직접적으로 지목하고 있다.
어떤 역할이 새롭게 탄생하는 초기에는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애자일 코치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일관성 있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각 기업이 애자일을 바라보는 관점, 애자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 조직 내부 역량과 상황에 따라 애자일 코치가 해야 할 일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품 또는 서비스 개발의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기술 전문성이 탁월한 애자일 코치가 필요하다. 본디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애자일 실천가가 이 영역에 속해 있다. 다만 풀타임 애자일 코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조직은 많지 않으며, 이들 역시 개발자로서의 본래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팀에 소속돼 애자일을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반면, 기업 전반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애자일하게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애자일 코치에게는 비즈니스 전문성이나 변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좀 더 중요하다. 이들이 팀에 속해서 일하는 경우도 많지만 조직 문화는 항상 최고의사결정권자 스스로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며 이들이 직접 드라이브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CEO 직속 조직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렇게 해야 인사, 전략, 재무 등과의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다.
별도의 애자일 코치를 두지 않고 경영진을 포함한 관리자들이 해당 역량을 갖추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창업자들이 초기부터 수익 창출만큼이나 일하는 방식도 중요하게 다뤄온 회사가 아니라면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은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풀타임 애자일 코치의 중요성은 날로 늘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역할로 분화돼 갈지, 하나의 큰 역할로 통합돼 갈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현재 활동 중인 1세대 애자일 코치들이 이룩한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먼 훗날 우리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뤄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조직문화로 바뀌게 된다면 그때는 애자일 코치라는 역할이 더 이상 필요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시대가 그렇게 빨리 다가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모든 것이 연결돼 있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오늘 최선의 방식이 내일도 최선의 방식일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결국 인류가 석기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 ‘예측-탐색-적응’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애자일 코치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 애자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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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홍준표, 그리고 기업의 리더들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지방 선거 개표 방송을 나도 밤 늦게까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 이번 선거를 가장 흥미롭게 만들어 준 사람은 다름아닌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대표였다. 이 분의 버라이어티한 발언들(‘남북회담은 위장평화쇼다’, ‘창원에는 원래 빨갱이가 많다’, ‘여론조사 기관을 폐쇄시켜버리겠다’, ‘나라가 통째로 넘어갔다’ 등등 많기도 하다.)을 듣다보면 정말로 궁금하다.

“이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전략적으로 하는걸까? 아니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걸까?”

물론 그 진의야 본인만 알고 있겠지만, 우연히 썰전을 보다 유시민 작가의 의견을 듣고 크게 공감했다.

“(홍 대표의 논평은)보수의 고민을 보여 준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이 돼서 70년간 유지됐던 남북 분단과 정전 체제가 종료되고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시대가 오면 대한민국 보수 정치 세력은 원칙과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며 “홍 대표는 이 과제를 껴안기 싫은 거다. 머리가 아프고 힘들고 지금까지 안 해본 거다. 그러니까 제발 안 됐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이 표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도 “상당히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동조하며 “이 상황에서 보수가 가져야 할 신중함 같은 기본 입장은 가지더라도 상황의 전체적인 변화를 안 읽으려고 하는 건 보수적인 태도가 아니라 수구적인 태도다. 혁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동의했다.

어제 인재개발원에 와서 입사 1주년 교육을 받으면서 (사실 8개월 정도 됐지만), 그 동안 지켜본 다양한 모습들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명백하게도 세상은 어떤 방향을 향해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경영진은 지금 고민에 빠져있다. 그 동안 유지됐던 상명하복과 일사분란한 조직 문화의 시대가 끝나버렸고 보다 창의적이고 수평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과거의 패러다임을 통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간 기업의 리더들에게는 새로운 경영의 원칙과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그런데 이 과제를 기꺼이 껴안기 싫은 거다. 머리가 아프고 힘들고 지금까지 안 해본 거다. 그러니까 나는 큰 변화 없이 살던 대로 살고 후임자가 이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기업의 리더들이 가져야 할 신중함 같은 기본 입장을 가지더라도 상황의 전체적인 변화를 안 읽으려고 하는 건 보수적인 태도가 아니라 수구적인 태도다.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비전을 보여주며, 과감히 행동하는 리더를 기다린다. 그런 리더와 함께라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애자일, 한때의 유행인가

지난 9월말에 열렸던 애자일 코리아 2017 콘퍼런스 동영상이 공개되어 정리삼아 포스트를 올린다.

지난 몇 년 동안 애자일을 고민하고 실천하면서 내가 나름 정의한 ‘애자일이 무엇인가’를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마침 이번 콘퍼런스는 참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애자일, 한때의 유행인가”가 적절하면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만한 타이틀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을 했었다.

사실 내가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단순하다. 이제 더 이상 애자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방법은 유행일 수 있지만 가치는 그렇지 않다. 애자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 자료들을 통해 좀 더 많은 분들이 애자일을 적용한다는 것이 방법론이나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콘퍼런스를 준비하고 개최하고, 행사를 마치고 나서도 다양한 후속 작업들을 계속 하고 있는 멋진 운영 스태프 분들께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낸다.

칸반 캔버스 2.0

3년 전에 나는 영국의 칸반 전문가 칼 스코틀랜드가 Kanban Canvas를 처음으로 공개했을 때, 곧바로 한글 버전을 만들었었다. (칸반 캔버스 1.0 한글판)

그런데, 칼에게 며칠 전 워크숍에서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나온 몇몇 개선 사항을 추가한 2.0 버전이 공개되었으니 업데이트를 부탁한다는 메일이 왔고, 오늘 아침에는 블로그에 Kanban Canvas 2.0을 알리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포스팅 말미에 “The French translation is also already available, and I hope to be able to update the other translations soon.”라는 글을 보니, 한글 버전도 더 이상 늦장부리지 말고 얼른 업데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펴보니 크게 바뀐 부분은 별로 없다. 레이아웃이 좀 더 단순하게 바뀌었고 (특히 “영향” 부분), 문구가 몇 군데 바뀐 정도다.

ko_Kanban Canvas v2-0

칸반 캔버스 2.0 다운로드 (PDF)


칸반 캔버스 사용자 가이드

칸반 캔버스는 그룹이 함께 칸반 시스템을 협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다. 그룹을 개방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한데, 칸반 캔버스를 활용해서 함께 칸반 시스템을 설계하다 보면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설계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유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System)

제일 먼저 시스템의 범위와 목적을 이해하면서 시작한다.

(1) 시스템의 중요 인물, 문제, 불만, 경계, 인터페이스 등을 찾아본다.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왜 칸반 시스템을 설계하는 워크숍에 함께 앉아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도록 한다. (결과물: 시스템의 필수 요소와 상호작용을 담고 있는 간단한 서술)

 

영향(Impacts)

그 다음으로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가 시스템을 개선시키는지 악화시키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2) 바라는 엔딩은 무엇인지, 그리고 피하고 싶은 엔딩은 무엇인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탐색해본다. 워크숍 참가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흐름(Flow), 가치(Value), 가능성(Potential)이라는 세 가지 측면을 활용해서, 극단적으로 행복한 엔딩(유토피아)과 극단적으로 불행한 엔딩(디스토피아)를 상상해보라고 요청한다. (결과물: 한 가지 이야기에 흐름, 가치, 가능성 모두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삼각형의 가장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다. 유토피아는 초록색 포스트잇, 디스토피아는 빨간색 포스트잇을 사용하면 좋다.)

 

개입(Interventions)

이제 가까운 과거와 바람직한 미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으니,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입이 시스템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차례이다.

(3) 효과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우선 맥락을 학습(Study)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학습해야 하는 세 가지 영역은 다음과 같다. 고객 또는 이해관계자, 그들로부터 오는 업무 요구, 그 요구가 처리되는 방법. 대개는 어떤 요구가 들어오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 다음 그 업무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그리고 정보의 흐름과 그 업무들이 처리되는 방법에 대해 탐색해본다. (결과물: 고객/이해관계자의 욕구, 요구의 분류 또는 서비스 클래스, 주요 업무의 상태 흐름 또는 변화에 대한 요약)

(4) 현재 맥락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갖추고 있다면, 그 지식을 칸반 보드 위에 시각화하여 공유(Share)할 수 있다.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어떤 정보가 공유하기에 가장 적합하며 중요한지에 대해 논의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 다음 칸반 보드 설계 패턴을 소개하고 그룹은 중요한 정보에 대한 시각화 방안을 도출한다. (결과물: 시각화해야 할 중요한 각 정보와 사용할 시각화 기법의 매핑)

(5) 그 다음 단계는 명시적 정책을 통해 현재 시스템을 안정화(Stabilise)시키는 것이다. 지나치게 견고하고 고정되어 있는 경계는 융통성 없는 관료주의로 흐를 것이며, 지나치게 느슨한 경계는 혼돈으로 흐를 것이다. 핵심 정책으로 WiP 제한을 도입하고 설정하는 다양한 전략과 기법을 소개한다. 그런 다음 워크숍 참가자들은 업무가 보드를 가로질러 진행되는 방법과 시점을 합의하는 간단한 품질 체크리스트를 브레인스토밍한다. 이러한 간단한 표준 업무 정의가 나중에는 개선을 위한 출발선이 된다. (결과물: 기본 WiP 제한 전략, 할당, 보드 상의 초기 진입/완료 기준에 대한 결정)

(6) 시스템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점차 발전해가면서 시스템의 목적 적합성을 평가하려면 시스템의 수용량을 감지(Sense)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두 가지 주요 수단이 바로 측정과 회의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먼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은 결과(생산성, 신뢰, 반응성, 품질, 고객 만족, 직원 참여 등)를 결정한다. 예상되는 행동과 결과, 그리고 다른 결과와의 트레이드 오프 가능성을 고려하여, 이 결과로부터 지표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그런 다음 수용량과 진척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속적인 회의와 그 케이던스를 결정한다. (결과물: 간단한 지표 정의, 회의 및 회고 케이던스 리스트)

(7) 마지막으로 다른 설계 대안을 탐색(Search)함으로써 시스템의 진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지금까지 논의한 모든 것을 감안해서, 그룹은 변화에 맞추어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실험을 정의한다. 각 실험은 가설, 근거, 검증을 위한 측정, 안정성 및 가역성 보장 메커니즘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결과물: 실행 가능하고 간단한 실험 정의)

이 모든 과정이 매우 협력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모두가 기여하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사용한다. 이 워크숍을 마치고 나면 완성된 캔버스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칸반 시스템을 학습하고 발전시키고 개선할 수 있게 된다.

 

Make Better Software의 추천 도서

얼마 전에 StackOverflow, Trello 등으로 유명한 조엘 스폴스키Fog Creek에서 Make Better Software라는 이름의 매거진 형태의 문서를 공개했다. (얼마나 자주 그리고 정기적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제 1호라서 그런지 다양한 인터뷰와 전문가 기고 등이 꽤 알차다.

Make Better Software 1호의 마지막에는 프로그래밍과 기술적 리더십에 대한 19종의 추천 도서 목록있다.

어떤 팀이 좋은 팀일까요? – Tech planet 2016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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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월요일에는 Tech planet 2016 행사장에 다녀왔다. 그 곳에서 만 하루 동안 부스를 운영하면서 얻은 성과와 느낌을 공유하고자 한다.

부스를 제안 받고 나서 한 동안 고민이었다. ‘기술 콘퍼런스에서 부스를 열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주제를 다루는 것이 좋을까?’ 단순하게 제품을 홍보하고, 뻘쭘하게 질문을 던져오는 몇몇 사람들에게 피상적인 소개를 해주는 그런 부스를 운영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이 바로 “어떤 팀이 좋은 팀일까요?”라는 주제였다. 처음에는 행사 분위기와 어울리는 주제일지 반신반의 했었는데, 막상 현장에서 반응을 보니 결과적으로 색다르고 괜찮은 시도였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대략 2년 전쯤, NBT의 제품 개발 조직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좋은 팀이 되기 위한 요소”라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팀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20가지 요소들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한 다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서 그 결과를 내부에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 20가지 요소들을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나열하여 순위를 매긴다.
  • 순위마다 20점부터 1점까지 부여하고 팀 전체 평균 순위를 뽑아본다.
  • 각자의 순위, 팀 전체 순위, InfoQ 순위를 서로 비교해본다.
  • 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팀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나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요소, 팀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 팀도 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 상관 분석을 통해, 각자의 순위와 팀 전체 순위의 상관도를 알아본다.
  • 결과에 대해 함께 논의한다.

이 항목들은 InfoQ의 “What Influences the Mood of Agile Teams?”에서 가져온 것이다. 예전에는 전세계의 여러 사람들이 참여한 결과를 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당시 기록해둔  InfoQ의 순위와 NBT 내부에서 조사했던 순위는 다음과 같다.

InfoQ 순위
(2014년 11월)
NBT 순위
(2014년 12월)
  1. 상호 신뢰 수준
  2. 업무 자유도
  3. 협업
  4. 서로에게 솔직한 태도
  5. 수고에 대한 인정
  6.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
  7.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8. 외부 압박으로부터의 보호
  9. 끈끈한 유대감
  10. 정기적인 회고
  11. 같은 곳에서 일하기
  12. 성공에 대한 축하
  13. 충분한 도구와 장비
  14. 심리적으로 안전한 느낌
  15. 경력과 경험
  16. 팀원 간의 피드백
  17. 팀원들의 사회성
  18. 구성원의 다양성
  19. 발전을 위한 외부 활동
  20. 훌륭한 업무 공간
  1. 상호 신뢰 수준
  2. 서로에게 솔직한 태도
  3. 협업
  4. 업무 자유도
  5. 심리적으로 안전한 느낌
  6. 끈끈한 유대감
  7. 외부 압박으로부터의 보호
  8. 경력과 경험
  9. 정기적인 회고
  10. 성공에 대한 축하
  11. 팀원들의 사회성
  12. 팀원 간의 피드백
  13. 수고에 대한 인정
  14. 구성원의 다양성
  15.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
  16.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17. 같은 곳에서 일하기
  18. 훌륭한 업무 공간
  19. 충분한 도구와 장비
  20. 발전을 위한 외부 활동

좋은 팀이 되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각 개개인에게는 무엇이 중요한지, 팀은 전반적으로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지, 그 지향점과 특히 가까이 있는 사람은 누구이고 멀리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또한 놀라운 것은, 전세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던 InfoQ의 순위와 NBT 내부 순위 중에서 상위 네 가지 항목(상호 신뢰 수준, 서로에게 솔직한 태도, 협업, 업무 자유도)이 서로 똑같았다는 점이다. 20가지 모두가 좋은 팀이 되기 위해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서로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솔직한 태도로 활발하게 협업하는 팀에 속해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어디에서나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렇다면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국내 개발자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했다. 비슷할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떤 부분이 다를까? 얼마나 다를까? 그래서 콘퍼런스 참여자 분들에게 동일한 20가지 요소들을 제시하고 투표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모아보았다. 기념품으로 디자인팀에서 제작해준 인덱스 카드의 위력인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길게 줄까지 서가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동이었다. (투표에 참여해주신 411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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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와 나의 생각

최종 투표 결과 및 순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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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Q 순위
(2014년 11월)
NBT 순위
(2014년 12월)
Tech planet 순위
(2016년 10월)
  1. 상호 신뢰 수준
  2. 업무 자유도
  3. 협업
  4. 서로에게 솔직한 태도
  5. 수고에 대한 인정
  6.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
  7.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8. 외부 압박으로부터의 보호
  9. 끈끈한 유대감
  10. 정기적인 회고
  11. 같은 곳에서 일하기
  12. 성공에 대한 축하
  13. 충분한 도구와 장비
  14. 심리적으로 안전한 느낌
  15. 경력과 경험
  16. 팀원 간의 피드백
  17. 팀원들의 사회성
  18. 구성원의 다양성
  19. 발전을 위한 외부 활동
  20. 훌륭한 업무 공간
  1. 상호 신뢰 수준
  2. 서로에게 솔직한 태도
  3. 협업
  4. 업무 자유도
  5. 심리적으로 안전한 느낌
  6. 끈끈한 유대감
  7. 외부 압박으로부터의 보호
  8. 경력과 경험
  9. 정기적인 회고
  10. 성공에 대한 축하
  11. 팀원들의 사회성
  12. 팀원 간의 피드백
  13. 수고에 대한 인정
  14. 구성원의 다양성
  15.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
  16.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17. 같은 곳에서 일하기
  18. 훌륭한 업무 공간
  19. 충분한 도구와 장비
  20. 발전을 위한 외부 활동
  1. 상호 신뢰 수준
  2. 팀원 간의 피드백
  3. 수고에 대한 인정
  4. 업무 자유도
  5. 협업
  6.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
  7. 외부 압박으로부터의 보호
  8. 서로에게 솔직한 태도
  9. 심리적으로 안전한 느낌
  10. 경력과 경험
  11. 구성원의 다양성
  12. 충분한 도구와 장비
  13. 발전을 위한 외부 활동
  14. 훌륭한 업무 공간
  15. 팀원들의 사회성
  16. 끈끈한 유대감
  17.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18. 정기적인 회고
  19. 성공에 대한 축하
  20. 같은 곳에서 일하기

결과에 대한 나의 생각을 가볍게 정리해보자면…

  • 신뢰! 신뢰! 신뢰! 이번에도 부동의 1위는 “상호 신뢰 수준”
  • 특히 상위 6가지 항목(상호 신뢰 수준, 팀원 간의 피드백, 수고에 대한 인정, 업무 자유도, 협업,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에 의견이 집중되는 현상이 보였다. 나머지는 뭘까? 상대적으로 덜 중요함? 인식 부족? 포기 내지는 타협?
  • 세 순위에서 공통적으로 상위에 포진하고 있는 상호 신뢰 수준, 협업, 업무 자유도는 문화적인 차이를 뛰어넘는 일종의 절대 가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팀원 간의 피드백”과 “수고에 대한 인정”이 이번에 상대적으로 유독 높은 득표율을 얻은 것은 무슨 의미일까? 여기에서 내 머릿속에 퍼뜩 떠오른 단어는 “외로움”이었다.
  • “정기적인 회고”나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등이 얻은 저조한 득표수가 놀랍다는 우리팀 내부 의견이 있었다. 많은 조직에서 이런 것들을 압박의 수단으로 악용하기 때문일까?
  • “팀장이 중요한데 팀장 항목이 없네요.”라는 의견을 주신 분이 있었다. 물론 팀장이 팀에 엄청나게 중요하고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이 맥락에서 내가 생각하는 팀장, 즉 리더의 역할은 이렇다. “20가지 요소를 모두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리더, 변화 관리자, 애자일 코치들이 어떤 부분에서 단기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이루어야 하는 지를 알 것 같았다.

(투표에 참여하신 분들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경험을 떠올리며 투표를 했는지는 각자 전부 다를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해석은 이 글을 보시는 각자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 문화 변화를 위한 관리자의 리더십 – #3. 변화를 만들기 위한 태도

얼마 전 SK 플래닛 내부 콘퍼런스인 @Tech에서, “조직 문화 변화를 위한 관리자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때 공유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그 동안 NBT 제품 개발 조직에서 일해오면서 내가 느껴왔던 관리자의 역할과 변화에 대한 생각을 두 차례에 걸쳐 정리해보려고 한다.

두 개의 글로 마무리를 하려고 했지만 마무리가 조금 아쉬워어 세 번째 글을 추가하려고 한다.  이번 글은 “Self-organizing 팀을 만들려면 관리자는 어떤 태도로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가?”에 대한 일화다.

외국인 개발자와의 일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한 때는 NBT에도 외국인 개발자가 있었다. 이 친구의 약점은 한국어 대화 능력이 매우 서툴다는 점이었다. 캐시슬라이드 개발 초기에는 인원이 몇 명 안되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크게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직이 커지면서 (나를 포함해서) 영어로 대화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나자 이 외국인 개발자는 조금씩 소통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나름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거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할만큼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었다. 창업 초기부터 회사에 큰 기여해왔다고 자부해왔던 이 친구는 그런 흐름이 불만스러웠고 더욱 더 주변 사람들과 멀어져갔다. 회사에 와서도 주변 사람들과 하루 종일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렇게 혼자 일하다보니 업무 성과도 좋을리 없었다. 그가 잘못 마무리한 프로젝트를 다른 팀원들이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생기니,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점점 나빠져갔다.

이 친구도 그런 상황이 무척 힘들었을거다. 그러던 어느 날 잠깐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나를 찾아왔다.

외: “상황을 바꿔보고 싶어. 그 동안 내가 너무 불만만 표현했었던 것 같아.”

나: “뭐든 도와줄께. 뭐가 필요해?”

외: “내가 뭐부터 하면 좋을까? 좋은 의견 있어?”

나: “음…. 아침에 출근하면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부터 하면 어때? 네가 사람들과 더 친해졌으면 좋겠어.”

외: “별로 어렵지 않네. 좋아, 내일부터 할께.”

 

변화를 시도할 때 느끼는 참을 수 없는 어색함

Self-organization is not self-organized.030

드디어 다음 날.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려니 엄청 어색했을거다.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인사를 하긴 했다. “Good morning…”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알아차린 사람도 거의 없었고, 그나마 반응을 보여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예상치 못한 아침 인사를 들었던 사람들도 분명히 당황했을거다. ‘… 엇! 쟤가 갑자기 왜 저러지?’, ‘뭐.. 뭐.. 뭐야?’, ‘음? 어제 뭔일 있었나?’

다음 날은 목소리가 더 작아졌다.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질 않으니 자신감은 반으로 줄고 어색함은 두 배로 늘어버린거다. 내가 반응을 보여주긴 했지만 상황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친구는 이틀의 시도를 끝으로 아침 인사를 그만 두고 원래대로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아쉽게도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지 않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주변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건 말건 아침 인사를 한 달 동안 계속 했었더라면, 아니 열흘 정도만 계속 했었더라면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변화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다

결혼한 분이라면 배우자 분께, 아직 미혼인 분이라면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에게 오늘부터 매일 매일 “사랑합니다!”라고 말해보자.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신 분이라면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박수쳐드리고 싶다.)

아마도 대부분 엄청 쑥스럽고 부끄러울 것이다. 처음에는 상대방도 당황스러워 할 것이다. “아니~ 저 사람이 갑자기 왜 저러지? 무슨 사고 쳤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 다음 날도 또 시도해보자. 하루, 이틀, 열흘, 한 달… 계속 하다보면 처음에 느꼈던 어색함과 당황스러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서로의 애정이 예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어지리라고 확신한다. 어느 순간 상대방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줄 날이 올 것이다. 그것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란 그런 것이다. 변화는 언제나 처음에는 부끄럽고 어색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서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부부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상상해보자. 우리 모두는 변화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이미 잘 알고 있다. 다만 과감하게 첫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